JYP ‘대박’ YG ‘주춤’ SM ‘반전’

고희진 기자

상반기 매출 기상도…JYP 트와이스 효과, YG 빅뱅 이후 고심, SM 부활의 기지개

국내 아이돌 가요 시장은 SM, YG, JYP 등 3대 기획사가 이끌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로엔 엔터테인먼트 등이 앞서지만,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문화 콘텐츠를 창출해 내는 영역에서 세 회사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회사의 올 상반기 매출 현황을 보면 자연스레 국내 아이돌 시장의 흐름이 드러난다. 트와이스 대박은 재무제표에도 나타났다. 아티스트들의 군 입대로 부진을 겪던 SM은 다시 기지개를 펼 준비 중이다. YG는 빅뱅 이후 회사를 이끌어 나갈 아티스트의 육성에 힘써야 할 때로 보인다.

■ 트와이스가 살린 JYP

올해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기획사는 JYP다. JYP는 올 상반기 504억원의 매출액과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06억원, 42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성장세는 3대 기획사 중 가장 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도 가장 높다. 업계에선 JYP의 올해 총 영업이익이 2015년의 4배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지난 몇 년간 5000원 상하에서 움직였던 주가 역시 최근 9000원대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전망도 좋다.

JYP의 성장세는 트와이스가 이끌었다. 2015년 10월 데뷔한 이들은 ‘우아하게’, ‘치어 업’, ‘시그널’, ‘TT’, ‘낙낙’, ‘시그널’ 등의 노래로 연타석 홈런을 치며 국내 여자 아이돌계 정상에 우뚝 섰다. 지난 6월엔 일본 시장에 데뷔하며 ‘해시태그 트와이스’(#TWICE)를 내놓기도 했다. 앨범은 발매 한 달도 되지 않아 오리콘 집계기준 판매량에서 20만장을 넘겼다.

김상호 JYP 홍보이사는 “음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배 늘어났는데 트와이스와 갓세븐의 역할이 컸다. 트와이스의 일본 데뷔도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들 역시 트와이스의 재계약이 있는 2022년까지는 JYP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와이스는 음원 쪽이 강세인데, 음원은 원가가 낮아 수익성이 좋다”며 “이들이 신인급 가수라는 점에서 아티스트와 회사의 수익배분율도 회사 쪽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 YG, 새 아티스트 육성이 관건

YG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91억원, 191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다. 다만 빅뱅 이후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뱅과 투애니원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던 2011~2012년 사이 8만원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찍던 주가는 최근 2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업계 관계자는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연이은 군 입대로 지난 2년간 SM의 실적이 부진했던 것처럼 빅뱅 멤버들의 군 입대는 YG의 침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일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아이콘 등의 향후 입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빅뱅 멤버 탑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 향후 그룹의 전체 활동에도 제약이 걸렸다. YG의 자회사인 YG플러스의 화장품 사업 역시 지난해부터 불거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로 실적의 향방을 쉽게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올해 말과 내년까지도 대표 아티스트인 빅뱅의 그룹, 개인별 해외 투어 일정이 잡혀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향후 1~2년간 YG의 입지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SM, 일본 활동으로 부진 털어낼까

지난 20년간 H.O.T.와 동방신기, 엑소 등을 배출한 SM은 최근 몇 년간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2012년 6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13년 405억원, 2014년 343억원, 2015년 384억원, 2016년 20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크게 낮았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올 상반기 엑소의 활동이 뚜렷이 없었다는 점이다. 소녀시대가 컴백했지만, 음반 판매량은 올해 하락세가 뚜렷했고 음원 순위도 좋지 않았다. NCT 등 주력하고 있는 신예도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엑소 등 중국 활동이 많았던 아티스트들이 사드 여파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걸린 것도 큰 타격을 줬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일본 콘서트를 다수 개최하지 못했다는 것이 실적 부진의 큰 이유로 꼽힌다. SM에서 일본 돔 콘서트가 가능한 아티스트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엑소, 샤이니가 꼽힌다. 가장 큰 관객 동원력을 가진 동방신기가 지난 2년간 군 입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다만, 동방신기는 올 11월부터 삿포로돔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일본 5대 돔 투어를 14회 진행한다. 엑소도 콘서트 등의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슈퍼주니어는 월드 투어도 예정하고 있다.


Today`s HOT
폭풍우가 휩쓸고 간 휴스턴 개혁법안 놓고 몸싸움하는 대만 의원들 영국 찰스 3세의 붉은 초상화 총통 취임식 앞두고 국기 게양한 대만 공군
조지아, 외국대리인법 반대 시위 연막탄 들고 시위하는 파리 소방관 노조
총격 받은 슬로바키아 총리 2024 올림픽 스케이트보드 예선전
광주, 울산 상대로 2-1 승리 미국 해군사관학교 팀워크! 헌던 탑 오르기 미국 UC 어바인 캠퍼스 반전 시위 이라크 밀 수확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