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단독] 이매방 춤 저작권 갈등, 정부 나선다…조정안 만들기로



문화 일반

    [단독] 이매방 춤 저작권 갈등, 정부 나선다…조정안 만들기로

    방탄소년단도 응용한 사랑받는 전통춤 삼고무와 오고무
    유족 "이매방 춤 저작권 보호돼야" vs 전승자들 "전통문화 기반 춤, 사유화 우려"
    문체부 문화재청 담당자들 긴급회동 끝에 양측 중재해 조정안 만들기로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 측의 삼고무와 오고무에 대한 저작권 등록 논란과 관련 우봉이매방보존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통문화유산 사유화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삼고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는 삼고무와 오고무를 활용한 공연을 올린 국립무용단 등 국공립예술단체에 저작권 내용과 저작권자를 명시한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황진환기자

     

    전통춤의 거목 우봉(宇峰) 이매방(1927~2015) 선생의 삼고무와 오고무 저작권 등록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를 통해 조정안을 만들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두 기관의 전통문화 담당자들은 지난 18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문화재청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이매방 춤의 저작권 등록 갈등에 대해 조정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 실무자들이 회의를 열어 저작권이 있는 유족들과 제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수렴해서 조정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도 "담당자들이 만나 현재 상황을 공유했다"며 "양쪽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고, 조정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와 문화재청은 내년 1월 중순에도 실무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이 문제를 법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의 갈등 상황을 중간에서 조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실제 저작권협의회에서는 이미 관련 서류를 갖춰 저작권이 등록된 부분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으로 뒤집지 않는 이상 말소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정부에서 회의를 가졌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저작권이라는 것은 이미 등록된 이상 말소는 쉽지 않다"며 "민사소송이 제기돼야 가능하고, 조정을 하더라도 강제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미 등록된 저작권은 인정하되, 양측 이해당사자들과 접촉해 전승자들의 공연 예술에 춤을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양해를 받는 식으로 중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저작권 권리를 행사하는 방법에 있어서 춤을 전수받은 제자분들의 입장도 반영하고, 유족들의 입장도 일부 반영할 수 있는 중재안을 서로 찾아보는 것"이라며 "저작권이 '옳다', '그르다'는 법원에서나 판단할 상황이고 저희는 양측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고 조정안을 만드는 것 밖에는 현재로서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 측의 삼고무와 오고무에 대한 저작권 등록 논란과 관련 우봉이매방보존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통문화유산 사유화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삼고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는 삼고무와 오고무를 활용한 공연을 올린 국립무용단 등 국공립예술단체에 저작권 내용과 저작권자를 명시한 내용증명을 발송한 바 있다. 황진환기자

     

    이매방 선생이 1940년대에 고안한 것으로 알려진 삼고무와 오고무는 방탄소년단이 퍼포먼스에 응용할 정도로 전통예술계에서 사랑받는 춤이다. 무용수의 뒤편, 좌우에 북을 여러개 두고 추는 춤으로 역동성이 돋보이는 춤이다.

    유족이 대표로 있는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는 지난 1월 한국저작권위원회를 통해 이 춤에 대한 저작권 등록을 마치고, 국립무용단 등 국공립예술단체에 저작권을 명시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그러나 전승자들은 이매방 춤의 사유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봉 이매방춤 보존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보존회)는 지난 17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고무와 삼고무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춤"이라며 "이매방 선생님의 순수 창작물이라는 주장과 저작권 등록은 전통문화를 사유화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족들이 국립무용단에 900만원의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등 사적 이익 추구에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존회는 "몇 대를 걸쳐 공연된 고유의 춤사위와 가락을 창작물로 둔갑시키는 행위는 전통춤의 보존이나 발전에 기여한 바 없는 우봉이매방아트컴퍼니 대표의 사적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외면받고 있는 전통무용 전승은 더욱 축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족들과 전승자들간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중재에 나서기로 하면서 합리적인 조정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한 창작물의 저작권 등록 기준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