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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 프리초프 카프라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통섭적 사고’로의 초대

[우천식의 내 인생의 책] ③ 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 프리초프 카프라

비경제학 분야의 서적 중 독파한 몇 안되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미국 버클리대 카프라 교수의 이 책(원제 <물리학의 도·The Tao of Physics>)이다. 20여년 전 KDI 입사 직후 직원 휴게실 서가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매우 난해했지만 한마디로 ‘꽂혔다’. 당시 이론경제학자로서 본인의 한계를 고민하던 시절 경제학의 방법론적 뿌리의 하나인 물리학, 그리고 개인적으로 모태신앙격인 불교 등 동양사상을 기웃거리고 있을 때 이 책은 고민 탈출을 도와준 동아줄이었다.

1975년 발간 당시 이 책은 현대물리학을 동양의 신비주의에 무리하게 접목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과학계, 사상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직관적이고 주관주의적인 동양사상과 사변적이고 객관주의적인 서양 과학문명이 서로 만나 합류·융합할 때 ‘존재의 신비’를 풀 수 있는 위대한 사상, 더 폭넓은 학문적 사조가 나타날 수 있음을 웅변했다. 신과학운동의 기폭제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물리학·심리학·철학·생태학·경제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 전일적이고 종합적인 접근, 소위 ‘통섭적 접근’을 촉발·확산시켰다.

한 구절에는 “이 세계에 집착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각자(覺者)란 흐름을 거역하지 않고 그와 함께 움직이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필자 주제에 ‘통섭’이나 ‘깨달음’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그럼에도 언젠가 독파, 관통하리라는 소박한 결기로 이런저런 비경제학 분야 책들을 계속 들추고,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실성 정리, 불교의 사성제·팔정도, 슈마허의 불교경제학 등을 운위하면서 세종·대덕의 국책연구단지를 소요하는 데 지치지 않는 것도 모두 이 책 덕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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