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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가져간 ‘백제의 미소’ 불상···해방 이후 첫 국내 전시

이영경 기자
금동 관음보살 입상, 백제, 7세기 중반, 높이 26.7cm, 개인 소장. 호암미술관 제공

금동 관음보살 입상, 백제, 7세기 중반, 높이 26.7cm, 개인 소장. 호암미술관 제공

해방 후 오랫동안 자취를 감췄던 ‘백제의 미소’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이 한국 관람객과 만난다. 그동안 사진으로만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던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이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은 오는 27일 새로 선보이는 불교미술 전시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금동 관음보살 입상을 전시한다.

개막에 앞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실제로 마주한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과연 ‘백제의 미소’라 할 만했다. 7세기 중반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은 26.7㎝ 높이로 아담한 크기이지만, 그 미소와 자태의 아름다움은 빼어났다.

머리에 삼면보관을 쓰고, 왼손에 정병을 든 관음보살상은 계란형의 얼굴에 오똑한 코,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은 모습이 젊은 청년을 연상시킨다. 잘록한 허리에 어깨와 허리를 살짝 비튼 삼곡 자세가 절묘했다. 상반신에 어깨끈이 달린 승각기를 속옷으로 입고 그 위에 길이가 긴 천의를 둘렀다. 승각기의 끝과 가장자리는 섬세한 넝쿨무늬를 새겨넣었다. 불상 뒷면의 옷 주름의 음영과 몸의 굴곡까지 섬세하게 세공됐다.

목에 건 목걸이 양끝에 영락 장식을 고정하기 위한 커다란 꽃무늬 장식은 중국 수 보살상 형식의 영향을 받을 것을 보여주며, 어깨와 허리를 살짝 비튼 삼곡 자세는 당 초기의 형식과 유사하다.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의 전시 모습. 이영경 기자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의 전시 모습. 이영경 기자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의 전시 모습. 이영경 기자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의 전시 모습. 이영경 기자

부드러운 곡선미가 돋보이는 신체 표현과 아름답고 인상적인 ‘백제의 미소’로 인해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1907년 부여의 한 절터에서 발견되었다고 전해지는 이 불상은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팔렸고, 해방 직후 그가 일본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6월 관음보살상의 존재가 다시 알려지며 화제에 올랐다. 당시 문화재청이 최대 42억원에 매입해 환수하려 했으나 소유자가 150억원을 제시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호암미술관 관계자는 “전시 초기 기획 단계부터 염두에 두었던 불상이고, 협의를 거쳐서 전시를 위한 대여가 성사되었다”며 “소장자에 대한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소장자인 일본인이 계속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은 한·중·일 불교 미술에 담긴 여성을 재조명하는 전시다.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관음보살의 형상이 초기엔 청년의 모습을 띠다가 점차 여성형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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