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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

도재기 선임기자

전병현 개인전

전병현의 개인전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의 전시 풍경.

전병현의 개인전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의 전시 풍경.

“눈을 감은 자신의 모습을 본 적이 있나요? 눈을 감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눈 감은 표정을 그리면서 많은 것을 느꼈죠. 저와 사람들과의 관계, 인간과 인간 또 인간과 사물 간의 관계성, 나아가 개인 각자의 존재 가치….”

한지 부조라는 독특한 기법의 작품으로 유명한 전병현 작가(60)가 인물화, 정물화 시리즈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이란 이름을 달고 아트사이드 갤러리(서울 통의동)에서다. 작가가 지난 5년간 묵묵하게 작업한 작품들은 관람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새삼스레 내 자신과 주변의 지인들, 또 갖가지 일상 속 사물들과의 관계를 성찰하게 한다. 그 성찰 속에서 내 자신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인물화 속 사람들은 모두 눈을 감고 있다. 하지만 표정들은 각양각색이다. 저마다 살아온 시간들, 느끼는 감정들이 달라서일 것이다. 작가는 “주로 인연 맺은 지인들을 그렸다”며 “한 사람의 얼굴을 그린다는 행위가 그의 전 생애를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됐다”고 밝혔다. 작품들은 한 인간에 대한 작가만의 깊은 사유의 결정체인 셈이다.

작품을 자세히 보면 마치 화강암의 벽화처럼 느껴진다. 작가가 벽화용 안료를 바탕으로 직접 만든 물감을 사용한 데다, 종이도 특이한 질감이 도드라져서다. “아프리카 여인들이 생존을 위해 야자수·바나나 잎사귀 등으로 손수 만든 종이, 인도에서 소량 제작되는 종이입니다. 의미도 있고 해서 썼는데 물감이 잘 스며들지 않아 종이를 달래가면서 수백번 붓질을 해야 했죠. 하지만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아 만족합니다.”

정물 시리즈의 주인공은 일상 속 사소한 사물들이다. 대형 작품인 ‘Still life-식탁’ 시리즈는 한지를 붙이고 색을 올리고, 또 뜯어내고 붙이고 색을 올리고를 반복한 결과 독특한 화면을 선사한다. 소품 정물 시리즈는 구겨진 종이 박스, 수박 따위의 과일, 쓰레받기와 빗자루 등을 한지 부조 기법으로 표현했다.

늘 주변에 자리하지만 지나치기 쉬운 사물들이 작가의 특별한 시선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전시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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