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장관 “올해 삭감된 문화예산, 내년 모두 회복”

유인촌 장관은 24일 세종 박연문화관에서 '문화왓수다' 행사를 진행했다.
유인촌 장관은 24일 세종 박연문화관에서 '문화왓수다' 행사를 진행했다.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합니다. 삭감된 문화예산 확보에 힘쓰겠습니다. 변화에 앞서 가는 지원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4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예산 확충이 쉬운 일이 아니라, 작년에 했던 걸 올해 그대로 가져가면 절대 못 늘린다”며 “그만큼 버리는 구조조정과 신규 사업을 만들어 예산을 반드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문체부 예산(기금 포함) 총지출 규모는 정부 전체 예산의 1.06%인 6조9545억 원에 불과하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기존 정부안 대비 251억 원 줄어든 수치다.

유 장관은 확보한 예산으로 문화예술 지원 체계를 구조적으로 전환시킨다는 복안이다. 선택과 집중 지원 전략을 짠다. 적은 돈을 여러 예술가에 나눠주는 지금의 단순한 생계 보조형 소액지원 방식은 장기적으로 생태계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문체부는 내년 창작 기회와 공간 제공, 해외시장 개척 등 대규모 간접지원을 추진한다. 특히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유망한 신진 인재·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유 장관은 “작은 사업들은 다 없애고 큰 덩어리로 사업을 짜고, 가능하면 산업화하는 쪽으로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세계 저작권 현안 신속대응 연구(20억원 → 85억원), 선도형 저작권 핵심 기술개발 연구(43억원 신규) 등을 통해 우리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와 침해대응 역량을 높인다. K콘텐츠 '내돈내산 프로젝트' 예산(3억 → 17억원)을 확대해 저작권 존중 인식을 높이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유 장관은 “저작권 분야는 계속 여러 분야가 일어나기 때문에 현장 변화를 잘 보면서 그때그때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체되고 있는 기관장 선임에 대해서는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유 장관은 '수장' 공석이 되는 기관이 늘어나는 데 대한 우려를 인식하고 역량 있는 적임자를 찾는 데 고심해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기관장이 공석이거나 임기만료되는 곳은 한국관광공사, 한국저작권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12곳이다. 장기 공석이거나 기관장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 인사 지체로 전임자가 계속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까지 포함하면 기관장이 공석인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은 약 38%에 이른다.

문체부 소속기관도 비슷한 상황이다. 18곳 가운데 국립중앙도서관,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정책방송원 등도 공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 장관은 “추천위원이 추천을 하고 추천된 사람을 심사해서 3배수로 보내면 그 중에 결정하는 건데 그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각 기관의 (기관장 임명) 기본 절차가 상이해 병목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빨리 임명 절차를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