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298〉 [AC협회장 주간록8] AC업계 해외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298〉 [AC협회장 주간록8] AC업계 해외진출은 선택 아닌 필수

지난주 김경민 500스타트업스(500 Startups) 파트너와 조용준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코리아 대표를 한자리에서 만났다. 이미 전 세계에서 보육프로그램 운영과 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의 규모를 들었을 때 한국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이하 AC) 역량 강화와 해외진출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김 파트너는 500스타트업스가 현재 AUM 3조원 규모에 3000개가 넘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00스타트업스는 작년 말부터 공격적으로 한국법인을 중심으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플러그앤플레이코리아도 이미 수년 전부터 다양한 한국 보육프로그램 입찰에 참여하며 한국 내 입지를 키워 나가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보육프로그램들은 2013년을 기점으로 매우 오랫동안 미국 진출에 집중돼 있었다. 미국의 4대 AC인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500스타트업스, 플러그앤플레이 그리고 테크스타스(Techstars) 등의 현지 지원을 받기 위한 비용을 그동안 많이 지출해 왔다. 이 중 와이콤비네이터를 제외하고는 3개 AC가 한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2024년, 10년이 넘은 이 시점에 한국 AC의 글로벌 진출 경쟁력은 충분히 쌓였고 미국 AC의 한국 진출처럼 우리도 글로벌 시장으로 공격적으로 나갈 시점이 됐다.

AC는 벤처캐피털 등 투자기관처럼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전문 보육을 위한 인력과 네트워크, 데모데이 등 행사 개최 등에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다. 이에 스타트업 보육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 자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 회수를 경험한 선배창업가를 중심으로 사업이 운영되는 성향이 강하다. 스타트업 보육사업은 교육과 멘토링이 중요한 요소지만, 초기 스타트업 정착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해주는 공익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특히 국내 AC산업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은 시점에 시작돼 창업생태계의 빠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산업이 활성화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체 보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당한 보육비용을 받고 또 투자 및 회수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 중인 미국 AC 비즈니스 모델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국내 AC산업의 경우 미국과 달리 외부 자본을 유치해 펀드를 운영하는 방법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M&A 등을 통한 회수 등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투자 이후 회수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 불리하다. 국내의 경우 보육·투자·회수로 이어지는 몇몇 성공 사례 등이 있지만, 보육프로그램의 양적·질적 측면에서 미국 AC에 비해 열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씨엔티테크는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총 15회에 걸쳐 자체 보육프로그램인 '전화성의 어드벤처'를 운영했다. 하지만 다양한 산업의 스타트업에 획일화된 보육프로그램을 적용함에 따라 프로그램 실효성 저하, 참여기업간 미미한 시너지 효과 등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또 자체 보육프로그램을 활용해 소수 스타트업을 보육-성장시키는 방식은 창업 생태계 전체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일반화된 보육 방식을 통한 소수 기업 육성이 아닌 다수 스타트업을 전문 분야별(Sector Specific)로 육성할 수 있는 보육사업으로 전환했다. 푸드테크, 관광, 스포츠, 모빌리티 등 14개 섹터 전문성을 갖춘 AC로 성장했다. 14개 섹터 내 스타트업에 전문 보육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스타트업에 실효성 있는 도움과 성장을 촉진하며, 동일 섹터 내 스타트업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작년 씨엔티테크는 사우디아라비아 보육프로그램 입찰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 진출한 미국 AC를 그곳에서도 만날 수가 있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가 주목한 것은 한국 AC만이 가지고 있는 전문 분야별(Sector Specific) 보육프로그램이었다. 이는 한국 AC 강점으로 볼 수 있는데 AC협회는 이 강점을 기반으로 AC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 중동 등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고 올해 6월 시점에 1차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다. 한국 AC, 이제 용기 있게 해외 시장을 개척해 보자.

전화성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 glory@cntt.co.kr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