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직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CEO의 후회 "10억달러 채권자에게 나눠주겠다"

한때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최고경영자(CEO)가 파산절차로 돌아올 자산 10억달러(약 1조원)를 피해자들에게 모두 재분배하겠다고 전했다.

암호화폐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록되는 '마운트곡스 사태'로 감옥까지 갔던 마크 카펠레스 전 CEO는 5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이용자와 대화하면서 향후 계획을 밝혔다.

카펠레스는 파산절차로 돌아올 10억달러 상당의 자산을 원하지 않으며, 약 2만4000명 이상의 채권자에게 모두 나눠주겠다고 약속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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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2014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일본의 마운트곡스에서 약 4억5000만달러 상당의 고객 암호화폐가 사라지면서 발생했다. 회사는 해킹이라고 발표했으나, 이듬해 카펠레스는 고객 암호화폐를 자신의 계좌로 빼돌렸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회사는 파산절차에 들어갔고, 고객의 암호화폐는 찾을 수 없었다.

카펠레스는 횡령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고, 1년 뒤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프랑스인이지만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 일본을 떠날 수 없다.

카펠레스는 레딧에 남긴 글에서 마운트곡스는 파산절차를 밟는 중인데, 회사 자산으로 16만개 이상의 비트코인 및 비트코인캐시 등이 남게 됐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일본 파산법에 따르면 채권자에게 피해액을 지불하고 나면 남은 자산은 주주에게 돌아가는데, 그가 마운트곡스의 사실상의 최대 주주다. 이에 따라 10억달러 상당의 자산을 갖게 된다.

카펠레스는 “파산절차를 통해 얻게 될 어떠한 이익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채권자들에게 모두 돌려줄 방법이 (파산이 아닌)회생절차일 것으로 생각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자가 되고 싶지 않으며, 가능한 빨리 이 문제를 종결짓고 싶다”고 강조했다.

카펠레스는 엔지니어로서 다시 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용한 무언가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기쁘게 쓰는 것을 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좋아했고, 마운트곡스를 인수했을 당시에 이런 일로 마무리 짓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 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레딧 이용자들과 댓글로 대화하면서 “비트코인은 진화나 발전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털어놨다. 한편으로 “이것도 틀릴 수 있다. 나는 (과거에) 많은 것을 잘못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비트코인 보안 관련해서 여러 개의 하드웨어 지갑으로 분산 보관할 것을 조언했다.

카펠레스는 자신은 현재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으며, 회생절차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처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 사이 암호화폐 가격 하락에 마운트곡스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파산절차를 맡고 있는 파산재단이 거액의 암호화폐 자산을 매각하면서 가격을 하락시켰다는 주장이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기준으로 약 50% 상당 떨어진 상태다.

카펠레스는 감옥에 있는 4개월 동안 34㎏의 체중이 줄었다고 고백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