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가나, 귀화 선수만 5명…"분열 문제 생길 수 있어"

가나 귀화 선수들, 재단 설립하고 조부모 만나며 진정성 전달 노력
월드컵 출전 선수 831명 중 귀화 선수는 130명 이상
한국 축구대표팀의 다음 상대인 가나 대표팀엔 5명의 귀화 선수들이 있다.이냐키 윌리엄스(28·아틀레틱 빌바오), 타릭 램프티(22·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등 유럽 무대에서 뛰는 핵심 선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수개월 앞두고 가나 축구협회의 요청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뉴욕 타임스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에서 뛰는 귀화 선수들을 조명하면서 가나 대표팀의 분위기를 전했다.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에 뛰는 귀화 선수들은 최소 130명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32개국 831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뉴욕 타임스는 "130명 이상의 선수들은 해당 국가에서 태어나지 않은 선수들"이라며 "몇몇 선수들은 불과 수개월 전에 해당국 대표팀 선수로 발탁됐다"고 전했다.출생국과 출전국이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아프리카 대표팀에 속해있다.

카메룬 대표팀 공격수 브라이언 음베우모(23·브렌트퍼드)가 대표적이다.

음베우모는 올해 초 카메룬 축구연맹 사뮈엘 에토오 회장의 요청을 받고 카메룬 대표팀에 합류했다.뉴욕 타임스는 "카메룬 축구 영웅 에토오 회장은 대회를 앞두고 카메룬계 선수들을 설득하기 위해 유럽을 누볐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음베우모는 "처음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몰랐다"며 "에투 회장과 대화를 나눈 뒤 고민 끝에 카메룬 대표팀으로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귀화 선수들을 영입한 팀들은 조직력에서 무너질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출신인 라울 사보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 감독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월드컵 출전) 기회만을 잡기 위해 국적을 바꾼 선수들이 많다"며 "그동안 부모님 국가에 관심을 두지 않던 선수들이 월드컵을 앞두고 합류한다면 해당 팀은 분열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나 축구대표팀 오토 아도 감독 역시 "새로운 선수의 합류는 위험할 수도 있다"며 "기존 선수들이 맞췄던 것이 깨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나 역시 카메룬처럼 외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팀이다.

뉴욕 타임스는 가나 대표팀 내부엔 귀화 선수들의 순수성에 의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귀화 선수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팀에 녹아들었고, 자신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영국에서 태어난 램프티는 가나에 어린이 재단을 설립했고, 윌리엄스는 올해 여름 가나에 있는 조부모님댁을 방문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윌리엄스는 지난 9월 대표팀 합류 첫날부터 기존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팀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가나 대표팀 주장 앙드레 아유(32·알 사드)는 "선수들의 마음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귀화 선수들이 가나 대표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도 감독 역시 "팀을 하나로 뭉치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서로가 잘 지낸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는 많은 귀화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뛰고 있다는 건 국제사회에서 국적과 정체성을 정의하는 것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귀화 선수의 유형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적인 공격수인 잉글랜드 대표팀 래힘 스털링(28·첼시)은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영국 국적을 택해 잉글랜드 대표팀에 발탁됐다.

스위스 미드필더 제르단 샤키리(31·시카고 파이어)는 코소보에서 태어난 난민 출신이다.이탈리아에서 나고 자란 니촐라 잘레프스키(20·AS로마)는 부모님의 국적을 따라 어렸을 때부터 폴란드 대표팀으로 활약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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