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줄면 비알코올 지방간‧간섬유화 위험 증가

근력 강도 따라 비알코올 지방간 유병률 최대 6배 차이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근력 손실 최소화하는 게 간 건강 유지에 도움”

2020-10-20     최광석 기자

신체 근력이 감소할수록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및 간섬유화 진행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보라매병원 김원, 구보경 교수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내분비대사내과 구보경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에 참여한 1만3,050명(평균연령 45.6세)의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의 신체 근력과 간 질환 발생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존재하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상자의 악력 수치를 체질량지수(BMI)로 나눈 값을 근력 수치로 활용했으며, 지방간 지수와 간 섬유화 바이오마커(BARD, FIB-4) 수치를 통해 대상자의 비알코올 지방간 및 간 섬유화의 유병률을 도출했다.

그 결과, 근력 감소가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및 간섬유화 진행 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력 강도에 따라 대상자를 4그룹으로 나눠 그룹별 비알코올 지방간의 유병률을 분석했을 때 근력 최상위 그룹의 유병률은 7.5%에 그친 데 비해 최하위 그룹의 유병률은 45%로 약 6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간섬유화 분석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는데, BARD 분석을 통해 확인한 간섬유화 진행도는 근력 최상위 그룹(29.7%)에 비해 최하위 그룹(63.9%)에서 2배 이상 높았으며, FIB-4 분석에서는 두 그룹 사이에 무려 7배에 달하는 차이가 확인됐다(2.6%VS18.0%).

또 혼란변수를 통제한 다변량 분석 결과, 근력 감소에 따른 비알코올 지방간 발생 위험은 최대 1.6배, 간섬유화 진행 위험은 최대 1.35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돼, 연구진은 근력 저하가 간 질환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노화 등으로 인한 근력 저하가 비알코올 지방간 및 간섬유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체내 포도당을 소모하는 주요 기관인 근육의 감소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악화가 간 질환 발생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체 근력이 크게 감소하는 노년기에는 꾸준한 운동 및 식이요법을 병행함으로써 근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간 건강 유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근감소증과 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 7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