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인 음악 애호가가 음악을 듣는 데 쓰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산정하기 무척 어렵지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주로 사용한다면 대략적인 금액을 추산해볼 수 있다. 음원 사이트마다 가격 차이는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가 한 달에 약 7000원이라고 할 때, 20년을 사용한다면 168만원이 든다. 이 계산은 15세부터 35세까지 스트리밍을 사용한다고 가정한 것이다. 만일 55세까지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으면 336만원이 사용료로 소비된다.
이 금액은 얼마나 높은 가격일까.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같은 돈으로 음반을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CD 한 장을 1만5000원이라고 가정할 때, 20년간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돈으로는 CD 112장밖에 구매할 수 없다. 할인이나 저가 상품을 사는 경우가 있지만 새 앨범의 전반적인 가격을 고려하면 CD 가격을 그보다 낮게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40년 동안을 가정하면 실제 들을 수 있는 곡 수의 차이는 더 벌어진다. CD로는 고작 224장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단순한 가정에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트리밍과 CD로 들을 수 있는 곡 수만 따져보면 그런 계산이 나온다. 40년간 무제한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돈으로 구매하는 음반이 고작 224장이라니, 세월에 비해 너무나 적은 숫자가 아닌가. 이런 가정은 현재 음원이 얼마나 헐값에 팔리고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예를 든 것이다.
물론 음악을 듣는 것과 그로부터 얻는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입증할 수는 없다. 실제로 구매한 음반을 생각해보면 그 가치의 차이는 무척 다양하다. 똑같은 돈을 주고 사서 몇 천번을 듣는 음반이 있는가 하면, 몇 년에 한 번 꺼낼까 말까 한 음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삶에 대한 태도를 바꾸게 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주는 명반도 있고, 한 번 듣고 나서 선반에 꽂아놓고 장식품으로 쓰는 값비싼 전집류 음반도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음악 애호가가 쓰는 스트리밍과 앨범 구매 비용의 차이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동의한다면, 지금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해서 음악을 듣기 위해 들이는 돈이 과거에 비해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음악에 대한 비용이 지금과 같은 정도에서 계속 유지된다면, 극장을 가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맛집을 가는 것보다 음악이 비교적 덜 중요한 것이 되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