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시간과 지도를 통일시킨 두 천재

백승찬 기자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피터 갤리슨 지음, 김재영·이희은 옮김 |동아시아 | 484쪽 | 2만5000원

[책과 삶]시간과 지도를 통일시킨 두 천재

보통 사람은 이해 못할 초고난도의 물리학 이론을 개진한 천재. 아인슈타인(1879~1955)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는 이렇다. 그는 훗날 ‘기적의 해’라고 명명된 1905년에 다섯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아인슈타인은 이 논문들을 통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고, E=mc²이란 공식을 내놓았고, 특수 상대성이론을 제시했다. 사실 상대성이론은 일반인의 시간, 공간 감각을 뛰어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해가 어렵긴 하다.

그러나 하버드대 조지프 펠레그리노 과학사 및 물리학 석좌교수인 피터 갤리슨은 아인슈타인을 땅으로 끌어내린다. 아인슈타인은 추상적 사고를 하는 천재였지만, 스위스 베른 특허국의 심사관이기도 했다. 아인슈타인은 심지어 특허출원 심사 업무를 즐기기도 했다. ‘철도의 시대’였던 당시엔 철도 관련 특허가 상당수였는데, 유럽 철도의 중심지였던 베른에선 멀리 떨어져 있는 철도역 사이의 시간을 정확하게 동기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이런 실무적인 감각이 시간의 본질에 대한 추상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는 앙리 푸앵카레(1854~1912)도 마찬가지다. 100년 가까이 수학의 난문제로 남았던 ‘푸앵카레의 추측’으로 유명한 그는 천재적인 수학자인 동시에 프랑스 경도국 직원이었다. 지구상의 경도를 결정하는 현실적 문제가 그의 추상적 사유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는 19세기 말~20세기 초 시계와 지도의 통일 과정을 보여주며 이를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의 업적과 연계시킨다. 추상적인 시간 관념의 발달은 물질문명의 혁신과 맞물려 있으며, 이론과 실험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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