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커지는 로보펀드 시장...인덱스펀드 넘어 가치주투자까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로보펀드 시장 판이 커지고 있다. 대형 증권사 뿐 아니라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전문 자산운용사까지 시장에 진입한다.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위한 상장지수펀드(ETF) 기반 인덱스펀드를 넘어 주식형 펀드까지 영역도 넓어진다.

판커지는 로보펀드 시장...인덱스펀드 넘어 가치주투자까지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알파로보펀드 출시 기념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3일 출시를 예고했다. 이 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그로스형과 인컴형, 글로벌 선진국 23개국에 투자하는 펀드 등 4종으로 구성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2008년 리치투게더펀드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10년만에 선보인 펀드다. 사람의 지식과 가치판단 개입없이 객관적 데이터만을 토대로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 성과가 없으면 운용보수를 받지 않는 성과보수형 공모펀드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객관적 재무데이터에 근거해 좋은 기업을 고르고 시장가격과 기업 가치를 비교해 싼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ETF 등 여러 투자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자산배분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앞서 출시된 여타 로보펀드와 달리 자산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한다. 알파로보펀드의 투자 알고리즘은 재무제표에서 추출한 40여개 지표를 바탕으로 투자 기업을 선별한다.

지난해부터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로보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넘어 개별 주식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단계다. 디셈버앤컴퍼니, 파운트 등 ETF를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 보유업체도 개별 주식 알고리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활용 방법도 다양해진다. 대형 증권사는 공모펀드를 넘어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을 가진 투자자문사와 공동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이미 로보랩 서비스를 개시했다. NH투자증권은 27일 자체 개발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산배분 알고리즘 기반 'QV 글로벌 로보 자문형'을 선보였다.

로보펀드 도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던 대형 자산운용사도 알고리즘 검증에 한창이다.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금융위원회가 주관하는 2차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 참여했다. 세 운용사 모두 ETF를 투자 자산으로 한 알고리즘을 운용 중이다.

자산운용업계는 로보펀드 시장 확대를 긍정 평가하면서도 로보펀드에 대한 엄밀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들어서면서 운용인력이 없이도 시중 금리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두기 위해 등장한 것이 ETF 기반 로보펀드”라며 “재무제표나 기업 재무데이터를 다각도로 분석해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 ETF 기반 로보펀드는 지나치게 수익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알파로보펀드는 좋은 기업에 싼 값으로 투자한다는 철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ETF 뿐만 아니라 주식까지도 로보펀드 영역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